엔비디아, 독점이 아니라 표준입니다
엔비디아는 제 계정에서 비중이 가장 큰 기업입니다. 대체가 힘든 이유를 저는 성능 격차보다 CUDA 위에 쌓인 개발자 풀에서 찾고 있어서, 이 종목에서 제가 보는 건 점유율보다 프레임워크 쪽입니다. 중국은 회사 가이던스에 이미 0으로 잡혀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2022년부터 조금씩 매수해온 종목인데, 지금은 제 계정에서 비중이 가장 큰 기업이 됐습니다. 최근에는 추가로 사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왜 계속 들고 가는지, 어떤 게 흔들리면 생각을 바꿀지를 이번에 한번 정리해두려고 합니다.
NVDA
12개월 구간. 이 안에서 5월 14일 $235.47이 최고 종가입니다
+20.4%
AUG 11$181.82
AUG 10$218.84
한 분기에 데이터센터에서만 $75.2B
같은 분기 AMD 데이터센터 매출은 $5.8B입니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의 13분의 1입니다.
| FY27 1분기 | |
|---|---|
| 매출 | $81.6B (+85%) |
| 데이터센터 매출 | $75.2B (+92%) |
| 매출총이익률 (GAAP) | 74.9% |
| 영업현금흐름 | $50.3B |
| 잉여현금흐름 | $48.6B |
| 2분기 매출 가이던스 | $91.0B ±2% |
엔비디아를 더 이상 그냥 반도체 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느끼는 건 이 표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 한 부문이 분기에 $75.2B을 하는데 거기서 다시 92%가 붙었습니다. 매출총이익률 74.9%도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가 받을 수 있는 마진은 아니죠.
저는 규모보다 고객 명단을 더 눈여겨봅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 정도가 하이퍼스케일러에서 나오고, 나머지 절반이 AI 클라우드와 기업, 그리고 국가 단위 고객입니다. 아마존도 마이크로소프트도 구글도 자기 칩을 만들고 있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 이 회사가 서 있는 자리가 그렇습니다.
성능 격차보다 개발자 수가 해자입니다
경쟁이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AMD는 MI450 계열과 Helios 플랫폼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오픈AI에 6GW 규모를 배치하기로 했고, 앤스로픽과도 최대 2GW 계약을 맺었습니다. 인텔도 데이터센터 GPU를 다시 들고 나왔죠. 특히 AMD는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격차가 잘 줄지 않는 이유는 칩 자체보다 그 위에 얹힌 것에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엔비디아가 GTC 2026에서 밝힌 CUDA 개발자 수는 600만 명입니다. 회사가 직접 낸 숫자라 감안해서 읽어야 하고 다른 집계는 400만 명대를 쓰지만, 어느 쪽이어도 결론은 비슷합니다. 경쟁사가 해야 하는 일이 더 빠른 칩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미 CUDA에서 일하고 있는 수백만 명한테 일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설득해야 합니다.
이게 숫자로 드러나는 쪽이 슈퍼컴퓨터입니다. 2026년 6월 TOP500에서 엔비디아 기술이 들어간 시스템이 전체의 81%이고, 신규 진입 시스템으로 좁히면 90%입니다. 가속기를 쓰는 276개 시스템 중 Hopper가 107개, Ampere가 62개인데 AMD Instinct는 32개입니다. 전력 효율 순위인 Green500은 상위 8개가 전부 엔비디아 GPU입니다.
스페이스X 발표는 엔비디아의 권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8월 4일에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가 Starmind AI1 위성의 연산 페이로드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위성 한 대가 Vera Rubin NVL72를 싣고 평균 120kW 수준의 연산을 유지하며, 처리한 데이터는 스타링크의 레이저 링크로 지상에 내려옵니다. 최대 100만 대 규모의 궤도 연산망을 목표로 하고, 시제품 시험은 2027년 초, 양산은 2027년 말이 목표입니다.
저는 이 발표를 계약 규모로 읽지 않았습니다. 아직 세상에 있지도 않은 워크로드를 설계하는 자리에서 기본 전제가 엔비디아 실리콘이었다는 것, 그게 이 건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고 봤습니다.
젠슨 황의 방한은 결국 영업이었습니다
젠슨 황은 6월 5일 서울을 찾았고 Vera Rubin의 HBM4 공급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지목했습니다. 7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국 AI 정상회의에서 장기 합의와 양해각서가 오갔습니다.
AI 팩토리 물량은 각 사 발표 기준이고, 배치 시점은 2027년 가동 목표로 안내되었습니다.
| 규모 | |
|---|---|
| 삼성전자 AI 팩토리 | GPU 5만 장 |
| SK그룹 AI 팩토리 | GPU 5만 장 |
| 현대차그룹 AI 팩토리 | GPU 5만 장 |
| 네이버 | GPU 6만 장 이상 |
| 한국 전체 배치 계획 | GPU 25만 장 이상 |
| SK하이닉스 장기 합의 | $500B 규모 |
여기에 네이버에 대한 $1B 투자가 붙습니다. 표면은 투자인데 사실은 수요를 만들어내는 작업이겠죠. 엔비디아가 돈을 넣은 회사가 그 돈으로 다시 엔비디아 GPU를 사는 구조니까요. 지금 엔비디아가 전 세계에서 이 방식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나쁜 거래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자국 GPU를 당장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좋은 선택지이자 좋은 투자처입니다. 다만 투자자로서는 이 구조를 마냥 좋게만 읽으면 안 된다고 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에 적었습니다.
$25B 채권이 말하는 것
6월 15일에 엔비디아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만기 2년에서 30년까지 일곱 개 트랑슈로 나눠 당초 $20B 계획에서 $25B으로 늘렸고, 주문은 약 $85B이 들어왔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올해 반도체 기업이 한 투자등급 발행 중 가장 큰 건입니다. 참고로 만기 100년짜리를 낸 쪽은 엔비디아가 아니라 알파벳으로, 2월에 $31.5B을 발행하면서 그 안에 100년물을 섞었습니다.
궁금한 건 자금 사정보다 왜 굳이 빌렸냐는 쪽입니다. 이 회사는 직전 분기에만 잉여현금흐름을 $48.6B 만들었습니다. 두 분기면 $25B을 두 번 채우고도 남습니다. 그런데도 빌렸다는 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 속도로는 자기 현금이 도는 것보다 먼저 써야 할 데가 있다는 얘기겠죠.
그래서 제2의 닷컴버블이 아니냐는 걱정이 생기는데, 저는 구조가 다르다고 봅니다. 2000년의 회사들은 매출 없이 조달로 버텼고 엔비디아는 매출총이익률 74.9%로 분기마다 현금을 쌓으면서 빌립니다. 다만 제가 걸리는 건 부채 자체보다 그 돈이 어디로 가느냐입니다. 엔비디아가 고객사에 투자하고 그 고객사가 다시 엔비디아 장비를 사면 매출은 늘지만, 그 매출의 일부는 원래 엔비디아 돈입니다. 어디까지가 진짜 수요이고 어디부터가 자기 자금인지는 밖에서 분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회사에서 제가 제일 불편하게 보는 항목입니다.
중국은 이미 0으로 잡혀 있습니다
중국 이야기는 결론부터 적는 편이 낫겠습니다. 엔비디아는 FY2027 1분기 CFO 코멘터리에서 전망치에 중국 데이터센터 컴퓨트 매출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명시했습니다. 위 표의 2분기 가이던스 $91.0B이 중국을 0으로 두고 나온 숫자라는 뜻입니다.
상황 자체는 나쁩니다. H200은 미국과 중국 양쪽의 조건이 서로 충돌하면서 통관 단계에서 막혔고, 베이징은 국가 AI 연산망을 국산 칩 80%로 채우는 계획을 준비 중입니다. 5월에는 화웨이와 알리바바 등 아홉 개 계열의 국산 AI 칩이 정부 보안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화웨이의 AI 칩 매출은 올해 60% 넘게 늘어 $12B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에서 엔비디아를 쓰는 일이 기술 선택이 아니라 정치 문제가 돼버린 셈이고,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항목을 위험보다 옵션 쪽으로 읽고 있습니다. 이미 0으로 잡혀 있는 매출은 더 나빠질 수가 없고, 어떤 형태로든 다시 열리면 그때는 가이던스에 없던 숫자가 들어옵니다. 뒤집어 말하면 중국 뉴스로 이 종목이 빠질 때 그 하락은 실적 전망을 고쳐야 하는 종류의 뉴스가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구글이 TPU를 쓰면서도 엔비디아를 파는 이유
제 판단에서 가장 무거운 쪽은 자체 칩 이야기입니다. 구글은 TPU v7으로 자기 모델을 학습시키고, 아마존은 트레이니엄을 100만 개 넘게 배치했다고 밝혔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도 각자 칩을 돌리고 있습니다.
자체 칩 비중은 매출 기준입니다. 서버 대수 기준으로 세면 자체 칩 비중은 이보다 훨씬 큽니다.
| 매출 기준 | |
|---|---|
| 엔비디아 점유율 (2023) | 약 92% |
| 엔비디아 점유율 (2026) | 80~85% |
| 하이퍼스케일러 자체 칩 비중 | 15~20% |
| 자체 칩 연평균 성장률 | 44.6% |
점유율은 분명히 깎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에 시장 자체가 대략 두 배가 되면서 엔비디아의 절대 매출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지금은 엔비디아가 밀려나고 있다기보다 파이가 커지는 속도가 점유율 깎이는 속도보다 빠른 상태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이 두 속도의 대소가 뒤집히는 시점이 이 종목의 변곡점이겠죠.
그 시점이 아직 멀다고 보는 근거는 구글 클라우드입니다. 구글은 자기 데이터센터에서는 TPU로 학습을 돌리면서, GCP 고객에게는 최신 엔비디아 GPU를 제공합니다. 순다르 피차이도 TPU와 GPU 양쪽에서 수요가 가속되고 있고 고객들이 GPU 상품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자체 칩을 가진 회사조차 외부 고객한테는 결국 엔비디아를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겁니다. 성능 때문이 아니라 그 고객들이 CUDA에서 개발하기 때문이죠.
자체 칩은 자기 워크로드를 대체하는 데 쓰고, 남의 워크로드를 받으려면 엔비디아를 사야 합니다. 클라우드 장사를 하는 한 이 둘은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엔비디아의 불안 요소
다만 위 논리는 개발자가 CUDA에 묶여 있다는 한 가지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그 전제를 흔드는 순서대로 적어둡니다.
- 프레임워크 층에서 전환비용이 깎이는 경우. 구글은 파이토치를 TPU에서 그대로 돌리는 작업을 하고 있고, JAX와 PyTorch XLA와 ONNX는 이미 같은 모델을 엔비디아와 구글과 AMD에서 최소한의 수정으로 돌립니다. 제가 산 해자가 칩이 아니라 개발자인데 공격도 딱 그쪽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다섯 개 중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 자체 칩 성장률이 시장 성장률을 넘어서는 경우. 지금은 파이가 커지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하이퍼스케일러 capex 증가율이 꺾이는데 자체 칩 비중은 계속 오르면, 엔비디아 매출은 점유율 하락을 물량으로 가릴 수 없게 됩니다.
- 순환 투자 구조가 드러나는 경우. 엔비디아가 투자한 회사가 그 돈으로 엔비디아를 사는 거래가 늘어날수록, 밖에서 보이는 수요와 실제 신규 수요의 차이가 커집니다. 이 차이는 보통 좋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다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국면에서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 중국이 영구히 닫히는 경우. 지금은 0으로 잡혀 있어서 실적에 구멍이 없지만, 화웨이가 중국 안에서 규모를 만들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국산 칩으로 훈련된 개발자 풀이 커지는 쪽이 진짜 위험이고, 이건 매출이 아니라 위 첫 번째 항목입니다.
- 고객 집중도.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절반이 하이퍼스케일러에서 나옵니다. 이들이 동시에 발주를 미루는 구간이 오면 분기 실적이 한 번에 흔들립니다.
반대편도 적어둡니다. 위 다섯 개 중 어느 것도 다음 분기에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프레임워크 이전은 발표가 아니라 실제 마이그레이션 사례가 쌓여야 확인되는 일이고, 그 과정은 몇 년 단위입니다. 그래서 이 포지션은 분기 실적보다 개발자 도구 쪽 뉴스를 보면서 관리하려고 합니다.
결론
저는 엔비디아를 꾸준히 모아가려고 합니다. 아직 칩이 충분히 깔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픈AI나 클로드 같은 모델이 지금보다 더 좋아진다고 해도 피지컬 AI 쪽은 데이터 수집과 학습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람을 대체하는 일이 시작되면 그때 필요한 연산량은 지금 언어 모델이 쓰는 양과 자릿수가 다를 겁니다. 그래서 엔비디아가 앞으로도 꽤 오래 GPU를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다만 최근에는 매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제 계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 흑자 전환인데요, 14A 양산을 목표로 하는 2028년 전까지 인텔을 20% 비중으로 만들어두려고 합니다. 인텔이 지금 14.3%이고 엔비디아가 18.8%니까, 엔비디아를 팔아서 맞추기보다 새로 들어가는 돈을 인텔 쪽에 넣는 식으로 갈 생각입니다.
두 회사가 더 붙을 자리도 남아 있습니다. 2025년 9월에 엔비디아는 인텔에 $5B를 투자하면서 NVLink로 묶이는 맞춤형 x86 CPU와 RTX 칩렛을 얹은 PC용 SOC를 같이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인텔이 엔비디아 GPU를 찍는 날인데, 이건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습니다. 위에 적은 불안 요소에 넣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 회사의 물량은 사실상 대만 한 곳에 걸려 있고, 분기에 $75B을 파는 회사가 그걸 계속 안고 갈 수는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텔에서 노리는 게 그날이기도 한데, 그쪽 이야기는 인텔 글에서 따로 적겠습니다.
NVDA
NVIDIANASDAQ
- Entry
- SEP 15$144.64
- Last
- $218.84
Thesis
The accelerator socket is still the scarcest thing in the build-out, and the software moat around it is what keeps a hardware business priced like a platform. The position is on the socket, not on any one generation of part.
In this note
점유율은 92%에서 80%대로 깎였지만 시장이 두 배가 되면서 매출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이 두 속도가 뒤집히기 전까지는 들고 갑니다. 제가 볼 지표는 점유율보다 프레임워크 쪽입니다.
Reference
- NVIDIA FY2027 1분기 실적발표 — 매출, 데이터센터, 마진, 현금흐름, 2분기 가이던스, 중국 관련 문구
- NVIDIA Newsroom — 스페이스X Starmind 공동 개발 발표
- NVIDIA Blog — 2026년 6월 TOP500 및 Green500 집계
- NVIDIA Blog — 한국 AI 팩토리 배치 계획과 파트너십
- NVIDIA Newsroom — 2025년 9월 인텔 $5B 투자와 NVLink x86 협업 범위
- Forbes — $25B 회사채 발행 구조와 수요
- Tom's Hardware — 하이퍼스케일러 자체 칩 현황
- The Register — 구글의 TPU 외부 판매와 GPU 수요 언급
- AMD Investor Relations — AMD 데이터센터 매출과 MI450 계열 일정
- NVDA
- AI인프라
- GPU
- 반도체